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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5 [펀글] 시민의 철천지 원수 그것은 바로... 민 영 화!
이글은 제가 잘 가는 한 커뮤니티에서 실제 영국에 유학하고 계신분이 쓴 글입니다.
영국의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네요... 더불어 우리나라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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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올림픽에 들떠있는 틈을 타서
다시 한번 민영화의 망령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는 듯 합니다.

상수도를 대놓고 민영화한다고 하기 뭣하니까
소유는 지자체가 하고 운영은 민간이 하는 방향으로 바꾼다는 얘기가 다시 흘러나오고 있더군요.


민영화의 폐혜를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사는 사람들이 바로 영국사람들입니다.
바로 그 유명한 마거릿 대처(영국 사람들은 땟처라고 하더군요.. )가 영국 수상이던 시절
보수당 정부는 어지간한 국영/공기업들은 죄다 내다 팔았습니다.
전기, 가스, 수도, 철도, 공항...
그중 상당수는 외국인들 손에 넘어간 상태입니다.
(유명한 런던의 히쓰로 공항을 비롯 영국의 주요 공항은 대부분 소유하고 있는 BAA의 소유주도 스페인 기업입니다.
런던 인근을 담당하는 수도회사 '템즈 워터'는 독일에 팔렸다가 지금은 호주계 회사가 소유..)
우리나라의 의보에 해당하는 NHS(National Health Service)도 민영화 해 보려다 실패했던 걸로 압니다.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이뤄진 민영화의 피해를 10~20여년이 지난 지금 영국사람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지요.


최근 영국에서 가장 큰 이슈중 하나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에너지 가격입니다.
벌써 올해 들어서 가스, 전기요금이 20~30% 정도 오른 상태이고 내년 초 쯤에 다시한번 20~30% 정도 인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끔찍하지 않습니까?
영국에 전기와 가스를 공급하는 회사중 상당수는 외국소유/외국계입니다.
EDF는 프랑스, E.ON 독일, NPower 독일....
에너지 요금이 급등하는 와중에 에너지 회사들은 기록적인 순수익을 기록중이고
심지어 외국계 회사들 중에서는 영국에서 올린 수익으로 자국 고객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서
더욱 큰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중이지요.

수도...
제가 살고 있는 플랏은 '템즈 워터'에서 수돗물이 공급됩니다.
수십년에서 백년도 넘은 낡은 수도 공급망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는 사업이 시작되었는데..
조만간 전기요금 못지않은 큰 폭의 수도요금 인상이 예고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수도가 국영/공영일 때에는 직접적으로 요금에 바로 적용되지 않을 이런 인프라 구축 비용들이
민영화된 상태에서는 바로바로 직접적으로 고객의 요금에 적용되게 됩니다.

철도..
영국의 철도망은 권역별로 여러개의 회사로 나눠져서 민영화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국 안을 철도로 돌아다니다 보면 출발지의 철도회사와 도착지의 철도회사가 틀린 경우가 꽤 됩니다.
철도망을 관리하는 회사들은 따로 민명화..
그래서 더 효율적이 되었냐 하면 전혀 아니올시다 이지요.
통근열차들이 만원이 되어서 반이상의 승객이 서서가야 할 정도가 되어도
(엄연히 좌석표를 구입했으나 출퇴근 시간에는 서서갈 확률이 높습니다)
기차를 증편한다거나 하는 해결책을 내놓는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주말에 여기저기서 공사를 많이 하는데.. 월요일 아침 교통뉴스에 가장 자주 나오는 소식중 하나가
'어느 구역에서 보수공사가 덜 끝나서 어느어느 노선은 운행을 안한다.' 입니다.

버스...
그나마 런던은 시장이 책임지는 TFL(Transport for London)이 버스, 지하철 등을 총괄 책임하면서 많이 좋아졌지만
지방 도시들의 경우 수익이 안나는 변두리 노선은 점차 폐지되는 반면 돈이 되는 도심 노선에 버스를 죄다 몰아넣는 바람에
도심에서는 버스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엄청난 정체를 유발하고
변두리 지역에선 버스가 안다녀서 외출도 잘 못하는 상황을 흔히 보게됩니다.

공항...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중 하나인 히쓰로 공항..
최근에 최신시설의 터미널5를 열었다가 국제적인 창피를 당했지요.
수화물 처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수천~수만명 승객의 수화물이 처리되지 못하는 사태가 생겼고
무더기 결항사태를 불렀습니다.
이때 주인을 따라가지 못한 수화물 상당수는 몇달이 지난 지금도 주인을 못만나고 있는 중.
얼마 전에는 공항 노조에서 매일 천명이 넘는 승객들이 수화물을 분실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공항 관리를 맡고 있는 스페인 소유의 BAA가 져야 하는 것이고..
혼자서 영국의 중요 공항을 7개나 독식하고 있는 BAA에게 세군데 공항의 강제 매각 처분이 내려질 듯 한 상황입니다.
독점 민간기업의 폐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경우..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제가 영국에서 겪고 있는 이런 일들이 조만간 한국에서 벌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잠이 다 안올 지경입니다.

멀쩡한 인천공항 민영화 하겠다는 소리가 들리고...(친인척이 관계된 회사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요)
수도도 '소유는 지자체, 운영은 민간' 으로 가겠다는 소리가 들리고..
처음에는 이러겠지만 나중에 가면 전부 다 민간으로 넘기게 될 것 같습니다. (형님 이상득 - 코오롱 워터...)

하나 둘씩 야금야금 민영화 하다보면 결국에는 의료보험까지 민영화 될 것 같고..
(비지니스 프렌들리인데... 삼성생명이 잔뜩 준비하고 있고..)

정치, 사회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20년전.. 아니 유신시대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고..


유학 끝내고 귀국할때쯤 되어서 한국이 어떻게 되어 있을까 생각하면...
농담으로 '정치적 망명이라도 해서 눌러앉아야 되는 거 아니냐' 하고 있습니다.



**넷 회원들 대부분은 서민층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해서라도 민영화의 광풍만은 막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엔 돈없고 힘없는 서민만 죽어나게 되는 민영화...
일단 한번 민영화되고 나면 돌이킬 수 없게 될 겁니다.



-_-


Posted by Fad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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